Capítulo 1 de 1 · A2 · Fácil
눈 삼태기와 은비녀
O Filho dos Criados
진태는 열두 살로, 보통학교 사 학년이다. 진태의 가족은 박 교장 집의 행랑방에 산다. 행랑방은 큰 집 대문 옆에 붙은 작은 방이다. 아버지는 인력거를 끌고, 어머니는 주인집의 밥을 짓는다. 작년에 태어난 어린 동생도 있다.
어느 겨울 아침, 밤새 함박눈이 내렸다. 날마다 아침에 마당을 쓰는 것은 진태의 일이다. 진태는 낡은 빗자루를 들고 나가 눈을 쓸었다. 삼태기에 눈을 담아 개천에 버리러 가는데, 팔이 떨어질 것 같고 손과 발이 얼어서 아팠다. 길 중간쯤에서 그만 힘이 빠져 삼태기를 놓쳤다. 그런데 마침 지나가던 교장 어른의 발등에 눈이 쏟아졌다.
“이걸 좀 봐라!” 교장은 화가 난 얼굴이었다. 진태는 미안해서 하얀 새 버선에 묻은 눈을 털어 드리려 했다. 하지만 진태의 손에는 어제 붓글씨를 쓰다가 묻은 먹이 까맣게 묻어 있었다. “그만둬라. 더 더러워진다.” 교장은 발을 구르고 안으로 들어갔다. 주인마님도 “그 녀석은 눈이 없나?” 하고 꾸짖었고, 어머니도 쫓아 나와 야단을 쳤다.
진태는 방에 들어가 엎드려 울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기 잘못 같지 않았다. 교장 어른이 다른 생각을 하며 걸어오다가 부딪친 것이다. 그런데 억울한 마음을 이야기할 곳이 없었다.
그때 아버지가 들어왔다. 아버지는 처음에는 왜 우는지 물었지만, 진태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마당에 나가 보니 삼태기가 없었다. 진태가 길에 두고 온 사이에 누가 가져가 버린 것이다. 마님에게서 아침 일까지 들은 아버지는 무섭게 화를 냈다. 아버지에게는 나리의 버선보다 삼태기 하나 잃어버린 것이 더 아깝고 분했다.
아버지는 돌덩이 같은 주먹으로 진태의 등과 다리를 마구 때렸다. 어린 살에 퍼렇게 멍이 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버지의 목소리에는 슬픔이 섞여 있었다. 아들을 때리는 아버지의 눈앞에는 안방 아랫목에 앉아 있는 주인 나리가 보였다. 아버지는 사실 주인 나리를 원망하고 싶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겨우 진태를 빼앗아 안아 주었다.
그날 오후, 학교에서 돌아오니 대문 앞에 새 삼태기가 있었다. 그것을 보자 매 맞은 자리가 다시 아팠다. 어머니는 진태에게 동생을 업어 달라고 했다. 진태는 쌀독을 들여다보았다. 독은 텅 비어 있었다. 장작도 없었다. 오늘도 저녁밥을 짓지 못하는 것이다. 진태와 어머니는 아버지가 돈을 벌어 오기만 기다렸다.
밤이 되자 마님이 어머니를 불렀다. “저녁도 못 지었지? 아이들도 들어와서 이 밥이나 먹으라고 해.” 마님은 먹다 남은 밥을 그릇에 모아 주었다. 하지만 진태는 싫다고 했다. “나는 밥 얻어먹으러 들어가기는 싫어요.” 아침 일도 부끄럽고, 아무 잘못 없이 매를 맞은 것도 분했다. 게다가 안방에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교장의 딸이 있었다. 어머니가 밥을 가지고 나와도 진태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먹지 않았다.
늦게 돌아온 아버지는 빈손이었다. 막걸리 이야기를 하다가 어머니와 다투었다. 한참 뒤, 어머니가 진태를 대문간으로 불렀다. 어머니의 손에는 헝겊에 싼 은비녀가 있었다. 어머니가 시집올 때 가져온, 집에서 가장 값진 물건이었다. “이것을 전당포에 맡기고 칠팔십 전만 받아서, 쌀 닷 홉과 나무를 사 오너라.”
가까운 전당포는 같은 반 친구의 아버지가 하는 곳이었다. 진태는 부끄러워서 먼 전당포로 갔지만, 그곳은 문이 닫혀 있었다. 할 수 없이 친구 집 전당포에 갔다. 칠십 전을 받고 이름을 적는데, 친구가 나와서 반갑게 물었다. “진태냐? 내일 산술 숙제 했니?” 진태의 얼굴은 새빨개졌다. 내일 학교에서 아이들이 놀릴 것만 같았다.
진태는 쌀 닷 홉을 종이 봉지에 담고, 나무를 등에 메고 돌아왔다. 그런데 골목 앞에서 학교 선생님이 걸어오셨다. 진태는 선생님을 피하려고 골목으로 뛰어 들어가다가, 나오던 사람과 부딪쳤다. 쌀이 땅바닥에 다 쏟아졌다. 부딪친 사람은 바로 아버지였다.
집에 들어가자, 어머니는 은비녀를 맡기고 산 쌀을 엎질렀다는 말에 화가 나서 진태를 때렸다. 하루에 두 번이나 매를 맞은 진태는 혼자 울었다. 위로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진태는 방구석에서 울다가 잠이 들었다. 꿈에서도 억울한 꿈을 꾸었다.